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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APE

여름의 풍경들

모두 바캉스를 떠난다. 남은 건 텅 빈 도시뿐이다. 그곳에서 여름을 느끼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떠난 이들이 모이는 이국의 어느 도시와 축제들, 그 속에서 만나는 여름 풍경, 그리고 축제의 환희와 다름없는 예술적인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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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있는 예술

걸을 때마다 온통 무지갯빛 경관이다. 오르후스(Aarhus)에 있는 ARoS 미술관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그렇다. 유리에 색을 넣은, 평면으로 봤을 때 동그란 전 망대는 밖에서 바라보면 원형 무지개다. 그곳을 나오면 예술적인 조형물이 해변을 따라 4km가량 펼쳐져 있다. 오르후스의 메가 이벤트 중 하나인 <정원-시간의 종 말(The Garden-End of Times)> 전시다. 오르후스는 수도 코펜하겐에 이은 덴마 크의 대도시다. 키프로스의 파포스(Pafos)와 함께 올해 유럽문화수도(European Capital of Culture) 2017의 호스트 도시로 선정됐다. 올해는 연말까지 다양한 행 사와 축제, 전시가 열린다. 7월 말에는 스케이트보드 대회와 오르후스 거리에서 열 리는 전시, 재즈 페스티벌 등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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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밤의 열기

뉴욕 퀸즈 서니사이드에 미술관인 MoMA PS1이 있다. 이곳은 매년 여름이 되면 토요일마다 정기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올해로 20년이 넘었다. 전시 이름은 <Warm Up>이다. 미술관에서는 찾기 힘든 꽤 긴 프로그램으로 오후 3시부터 9시 까지 장장 6시간 동안 지속된다. 음악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신진 작가의 실험과 독특한 형식의 협업, 새로운 결과물을 위한 플랫폼을 후원하는 행사에서 비롯됐다. 많은 팝아티스트와 실험적인 뮤지션, 전설적인 DJ들이 거쳐간 행사로 미술과 음악 이 만나 관객과 교류하며 새로운 장르를 시도해왔다. 7월 1일부터 9월 2일까지 매 주 토요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올해는 MoMA가 주관하는 ‘젊은 건축가 프로그 램’을 수상한 제니 사빈 스튜디오(Jenny Sabin Studio)의 조형물이 설치된다. 주변 의 환경에 따라 변하는 발광 직물로 만든 거대한 기둥과 지붕, 소형 의자가 밤이 되면 음악에 취한 참가자들에게 빛을 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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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음식의 향연

7월의 케이프타운은 선선하다. 겨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위를 피해 여유로운 활동을 즐기려는 이들이 몰린다. 윈터 페스티벌이라는 타이틀을 건 음악 페스티벌 이 열린다. 케이프타운에서는 꽤 떨어진 곳이지만 연중 가장 큰 예술 행사인 그레이 엄스타운 내셔널 아트 페스티벌도 이 시기에 열린다. 하지만 무엇보다 여행객을 사 로잡는 것은 푸드 페스티벌이다. 맥주나 오이스터, 수프, 슬로 푸드, 와인 등 남아프 리카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요리와 술을 주제로 축제가 매주 이어진다. 특히 아 름다운 자연과 해변이 이어진 가든 루트의 나이스나(Knysna)에서는 7월 7일부터 16일까지 <나이스나 오이스터 페스티벌>이 열린다. 평소 찾기 힘든 아주 크고 부드 러운, 신선한 오이스터와 해산물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미식을 즐기는 것 외에 도 달리기나 사이클, 카약 등 다양한 야외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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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이 달뜨는 곳

유럽의 여름을 가장 뜨겁고 길게 즐길 수 있는 이벤트는 뮤직 페스티벌이다. 주체 할 수 없는 열기가 며칠 내내 이어진다. 벨기에의 도시 봄(Boom)에서는 여름이 되면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무대가 등장한다. 세계 최고의 EDM 페스티벌인 <투 모로우랜드>가 열리기 때문이다. 7월 21일부터 30일까지 매주 금토일 열린다. 올 해는 영상 생중계로 인천문학경기장에서 그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세르비아 노비사드에서는 정권의 억압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시작한 <엑시트 페 스티벌>이 열린다. 일종의 촛불시위다. 7월 6일부터 9일까지다. 노비사드도 그 렇지만 해변이 공연장과 연결된 폭발력 있는 페스티벌도 열린다. 포르투갈 리스본 의 번화한 도심 인근에서 열리는 <NOS Alive>다. 7월 6일에서 8일까지 3일간 열 린다. 석양이 지는 해변과 어둠이 지기 전부터 들뜬 도시의 분위기가 낭만적이다. 리스본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200km가량 떨어진 작은 해안 마을에서 8 월 1일부터 5일까지 개최되는 <MEO Sudoeste>는 이 기간 동안 마을 전체가 축 제의 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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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의 여름

유명 건축가의 건축물과 다양한 전시가 열리는 비트라 캠퍼스의 여름은 평온하다. 넓은 대지에 내리쬐는 햇살, 드문드문 대지를 메운 아름다운 건축물과 곳곳의 전시 를 관람하는 평온함을 간직하고 있다. 비트라하우스에서는 건축가와 디자이너가 포르투갈 석재를 이용해 실험을 하는 <레지스탕스>라는 독특한 전시가 열리고 있 다. 상생을 위해 지역과 기업, 예술가가 만나 벌이는 프로젝트로 산업과 문화, 디자 인을 하나로 결합했다. 첫 번째 단계는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를 통해 끝마쳤고, 여 기서 실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아트 바젤에서 더 확장된 형태를 가지고 다시 전시할 예정이다. 비트라 샤우데포트에서는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의 컬렉션을 상설 전시 하고 있는데 7000개의 가구와 1000개의 조명 등 엄청난 아카이브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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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트 입은 프랑스

프랑스 북서부에 위치한 브르타뉴는 켈트족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이곳 로리앙에 는 거의 반세기 동안 지속되는 축제가 있다. 전 세계에서 75만 명이 방문하는 큰 축 제로 <로리앙 켈트족 페스티벌>이다. 프랑스와 아일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호 주, 멕시코, 칠레, 아르헨티나 등 각국의 켈트족이 모인다. 뿌리는 같지만 저마다의 전통적인 옷차림과 문화를 공연과 음식과 다양한 전시로 드러낸다. 4500명 이상 의 예술가가 참여하고 100개가 넘는 콘서트와 쇼가 8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린 다. 가장 큰 이벤트는 8월 6일 오전에 시작하는 성대한 퍼레이드다. 매년 게스트 국 가를 선정하는데 올해는 스코틀랜드의 해로 정해졌다. 스코틀랜드의 유명 가수와 예술가들이 축제 기간 동안 이곳에 몰려들 예정이다. 스코틀랜드에서 주관하는 화 려한 무료 뮤지컬 프로그램도 매일 열린다. 문화 축제이기 때문에 전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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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신선

‘신들의 해안(Coast of the Gods)’이라고 불리는 해안선이 있다. 이탈리아 남서부 인 비보 발렌시아의 한 지역으로 이탈리아 지도를 장화 모양으로 본다면 발등 부분 에 해당하는 장소다. 이곳은 휴양지 하면 떠올리는 지중해의 아름다운 백사장과 에 메랄드빛 바다, 푸른 하늘이 연이어 펼쳐진 곳이다. 유서 깊은 작은 마을과 고성, 아 름다운 절벽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리스의 식민지던 곳으로 당시와 로마시대 의 유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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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된 도시

이번 여름 독일 뮌스터로 가려면 지도 한 장을 챙겨야 한다. 10년에 한 번 열리는 독일의 대형 미술 프로젝트인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가 열리는 해이기 때문이 다. 1977년부터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올해 6월 10일부터 10월 1일까지 열린다. 이 기간에는 뮌스터 전역이 도시의 구조와 역사, 문화, 사회적인 맥락을 가지고 다 양한 조각 작품으로 꾸며진다. 올해 프로젝트를 맡은 예술감독은 카스퍼 쾨니히 (Kasper König)로 독일의 역사적인 주요 전시들을 큐레이팅해왔다. 그는 지금 젊 은 세대와의 공감에 초점을 맞췄다. 단순한 조각을 넘어서 건축물과 설치미술, 새로 운 매체 등 경계를 넘어서는 탐구가 이뤄진다. 디지털화된 시대에 맞춰 공적인 영역 과 사적인 영역에 대한 심도 깊은 질문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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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요정

옥스퍼드셔에서 8월 3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와일더니스 페스티벌>은 종합 축 제다. 무엇을 생각하든 그것이 다 한자리에 있다. 팝부터 재즈, 클래식까지 다양한 형태의 음악 공연과 예술가들의 전시, 작가와의 만남 행사, 유명 셰프의 연회와 다 이닝, 피코크 바, 푸드 트럭 같은 다양한 형태의 요리 행사, 포럼과 연설, 북텐트, 연 극과 퍼포먼스, 캠핑, 게임, 요가나 심리치료, 아웃도어 워크숍까지 자신이 하고 싶 고, 배우고 싶고, 즐기고 싶은 것들이 옥스퍼드셔의 콘버리 파크에 모두 모여 있다. 울창한 숲 속에서 요정의 연극을 보거나 깊은 어둠이 내린 들판에서 형형색색의 퍼 포먼스를 벌이는 이들을 만나면 해리포터나 로빈후드의 시간 속으로 들어간 느낌 을 받을지도 모른다. 많은 이들과 함께하는 야외에서의 따뜻한 식사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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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 석양

스웨덴의 여름은 미드서머 축제로 시작한다. 1년 중 낮이 가장 긴 하지를 맞이해 기둥을 세우고 강강술래를 하듯이 춤을 추며 노래한다. 우리로 따지면 단오 같은 전통 풍습이다. 이때부터 스웨덴에는 다양한 축제와 행사가 이어진다. 백야라는 지리적 인 현상은 정말 지칠 때까지 놀 수 있게 만들어준다. 플리마켓과 뮤직 페스티벌, 1년 에 한 번 열리는 성소수자들의 행진인 <스톡홀름 프라이드>(7월 31일~8월 6일), 초록과 노란 물결이 일어나는 초원, 낚시를 위해 지은 다닥다닥 붙은 오두막은 정경 에 사람이 녹아들게 만든다.

 

 

사진 제공 오르후스관광청(www.aarhus2017.dk), MoMA(www.moma.org), 투모로우랜드(www.tomorrowland.com), 엑시트 페스티벌(www.exitfest.org), NOS Alive(www.nosalive.com), MEO Sudoeste(www.sudoeste.meo.pt), 와일더니스 페스티벌(www.wildernessfestival.com),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www.skulptur-projekte.de), 이탈리아관광청(www.enit.it), 로리앙 켈트족 페스티벌(www.festival-interceltique.bzh), 비트라(www.vitra.com), 스웨덴관광청(visitsweden.com), 남아프리카관광청(www.southafrica.net)


EDITOR  AHN SANG HO
출처 헤리티지뮤인 2017년 7월호
본 기사를 블로그, 개인홈페이지 등에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기사를 재편집하여 올릴 경우 발생되는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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