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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ING

제철의 한식

한식은 어떤 방식으로든 계기가 필요했다. 가장 익숙하기에 객관적 평가가 힘들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은 좋든 나쁘든 코리언 파인 다이닝의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이제 전통적이거나 창의적인 한식과 우리의 식재료에 대한 시선도 오래 숙성한 장처럼 더 깊어질 필요가 있다.

두레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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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충하초와 백만송이버섯, 간장소스를 곁들인 쇠고기 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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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식집이 있던 가회동 한옥을 수리한 두레유 내 부. 3 그날의 재료 상태에 따라 유현수 셰프의 창의력이 발휘된다. 오너 셰프 레스토랑의 장점이다.

 

유현수가 최근 가회동에 ‘두레유’라는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인 이십사절기의 총괄 셰프를 그만두고서였다. 그는 예전부터 한식의 원형에 관심이 많았다. 원형에 가장 가까운 사찰음식을 배우려고 절에서 행자로 1년을 지냈고, 고서를 뒤지며 꾸준히 한식 공부를 해왔다. 원형을 찾는다는 건 전통을 잇는 일에도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두레유라는 이름도밀양에서 ‘두레’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인사동으로 옮겨 60년을 이어온 한식당의 이름을 이어나가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유현수가 말했다. “제가 두레유라는 이름으로 40년을 영업하면 100s년이 돼요. 한식에서도 100년 밥상을 만들 수 있는 거죠.” 말 그대로 두레다. 한식당 두레와의 협업은 함께 장을 담그거나 음식과 식문화 교류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일종의 외식공동체인 셈이다. 한식을 잇기도 하지만 고정관념에서는 벗어나려고 한다. “음식에는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어요. 지금의 한정식 스타일은 불과 몇 십 년의 역사에 불과합니다. 전후 힘든 시절의 고리가 남아 있어서 약선이나 정력과 관련된 음식이 주를 이루죠. 식재료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로 편협해졌어요. 꽃등심이나 삼겹살, 전복을 써야 한 끼를 제대로 대접받았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소고기만 해도 200여 가지 부위를 활용해서 먹었는데 근대화 이후 대부분의 한정식 코스가 1년 4계절 똑같은 식재료를 사용해요. 결국 얼리고 다시 쓰는 거죠.” 그는 우리 땅의 식재료로 우리 음식을 요리하는 데 굳이 냉동을 써야 하는지 반문했다. 맛있는 요리의 기본은 언제나 좋은 식재료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식재료를 알아가는 작업이 중요하다. 묻고 찾아다니는 과정은 요리에 그대로 투영된다. “식재료는 정말 정직해요. 한식은 특히나 식재료 의존도가 높아요. 김치를 담가도 어떤 배추나 고춧가루, 젓갈을 쓰느냐가 영향을 미치죠.” 두레유의 음식은 그래서 재료 상태에 따라 스타일은 조금씩 바꾸기도 한다. 과감하고 와일드하지만 그럼에도 강북이라는 장소와 고객을 위한 고민이 녹아 있다. 그에게 두레유 이전 요리의 주제가 모던이었다면 지금은 다르다. “제 요리가 화려하고 부풀어 있었다면 이제는 내려놓고 낮춰서 음식 본연의 길로 다시 가보려고 합니다.”

ADDRESS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16-12 TEL 02-743-2468 HOURS 오전 11시~오후 3시, 오후 5시~10시 30분 연중무휴

 

권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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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권숙수는 독상을 콘셉트로 했다. 오픈을 준비 중인 비스트로 레스토랑은 좌식으로 먹는 진짜 독상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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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두부나 모두부와는 전혀 다른 식감을 낸 두부냉 채. 4 양구 펀치볼에서 말리는 과정을 확인한 시래기로 전병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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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닭고기 시래기 전병. 강된장을 갈아 새 로워 보이는 소스를 올렸다.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인 권숙수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 있다. “우리는 한국의 특별한 제철 식재료를 사용합니다.” 권숙수는 섬진강과 봉화, 양평, 장흥, 가평, 동해 등 전국의 다양한 산지에서 구한 좋은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다. 문을 연 지난 2년 동안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실제로 그렇게 해왔다. 이번 겨울에는 미리 수매한 여러 야생 버섯과 꿩으로 요리를 내놨는데 재료가 일찍 동이 났다. 그래서 봄 메뉴 시작 전인 2월 초부터 한 달간 두부냉채와 닭고기 시래기 전병을 선보이고 있다. 권숙수의 오너 셰프인 권우중이 말했다. “버섯 150kg을 사뒀어요. 꽤 많은 양인데 더 구할 수는 없더라고요. 두부도 예전부터 준비했어요. 좋은 콩을 구하려고 작년 여름부터 찍어둔 밭이 있었거든요. 추수할 때 3가마 정도 샀죠.” 그는 자부심이 강한만큼 고집도 세다. 주방에서 이 콩으로 매일 두부를 만든다. 시중에서 먹는 두부와는 질감과 맛이 다르다. 크림 같은 식감에 깊은 풍미가 담겨 있다. “몇 달 전에 담근 장아찌와 작년에 담근 발효식초를 섞었어요.” 권우중은 식당 오픈 전에 재료를 구하기 위해 1년 동안 여러 산지를 다녔고, 여전히 분기별로 지방 출장을 간다. 시중에서는 같은 재료라고 하더라도 품종별 구입이거의 불가능한 탓이다. 당근이나 토마토마저 그렇다. 메뉴를 선보이기 서너 달 전에는 농장을 섭외해야 한다. 새벽 장도 직접 본다. 한식의 밑바탕인 장은 더오랜 시간이 걸린다. 매년 3월에장을 담그는데 최소 2년은 숙성해야 한다. 5~7년 숙성한 장을 구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모든 게 요리사의 몫이죠.” 한식은 우리 생각보다 밑재료 준비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말리거나 절이고,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가공식품을 사용하지 않으려면 아주 비싼 값을 치르거나 직접 만들어야 한다. 권숙수는 맨 후자다. “우리는 요리의 역사가 아니라 레스토랑의 뿌리가 짧아요. 제대로 된 시스템의 레스토랑이 나온 지 얼마 안 됐죠. 완성형도 아니에요. 좋은 식재료를 구하려면 농장과 숙성고를 둘 공간을 소유하고 있어야 하죠.” 이 역시 후자다. 권숙수가 한 달간 내놓는 또 다른 메뉴는 시래기 닭고기 전병이다. 2년 전 담근 된장을 이용해 맛을 냈다. “이제는 해조류를 더 사용하려고 해요. 하지만 영감을 더 받아야 하겠죠.”

ADDRESS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70길 27 2층 TEL 02-542-6268 HOURS 오후 12시~3시, 오후 6시~10시 30분,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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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AHN SANG HO    

PHOTOGRAPHER  LEE SOO KANG

출처 헤리티지뮤인 2017년 3월호
본 기사를 블로그, 개인홈페이지 등에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기사를 재편집하여 올릴 경우 발생되는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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